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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국민이여 부디 그 자존과 긍지를 잃지 말자

[2020-02-21 오후 4:14:06]
 
 
 

예부터 3대를 넘지 못한다는 부()의 지속을 삼대를 넘겼다는 경주 최부자의 전설 같은 얘기가 6대 가훈 때문이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란 그토록 명징한 철학이나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는 점이다. 선대는 피땀 흘려 이루어 놓은 가문이라 하더라도 자식대에 마약이나 하고 도박 등 호화 사치에 빠지면 일시에 그 가문은 거들 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한 것이고 가문의 뼈대나 전통 또한 값지고 소중하게 지켜가며 내세우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는 그러한 정신문화를 소홀히 하는 느낌이 없지 않은 것이다. 국가나 사회란 서로 돌보는 인정이나 공익적 가치를 소중히 해야 선진국이라 할 것이지만 남의 궁핍한 사정을 이용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편취하는 것은 인간다운 도리가 아니기에 도덕적 가치뿐만 아니라 법에서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명백히 형법에도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세상이 온통 남의 고통을 이용한 탐욕이 범람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모습이니 이를 두고 어찌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인간의 모습이라 할 것인가. 더구나 지식과 학문을 연마하고 절대자의 으뜸 가르침을 받은 문화숭상의 인간 모습이라 할 것인가. 나라마다 문화의 척도나 수준은 다르다고 하겠지만 점차 국제사회조차 자국의 이익과 자국 제일주의로 치닫는 사이에 동맹국의 신의는 무너지고 인류가 다함께 하류사회로 전락하는 모습이 없지 않은 것이다.

1995년 고베 지진 때. 어느 채소장수는 식당에서 야채를 구하지 못해 부르는 것이 값인 현상을 보고는 자기 집 채소를 옛날 배달하던 값 그대로 받는다는 원칙으로 손수 배달까지 해주는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고, 어느 신문사의 지국장은 집이 무너지고 도로가 파손되어 통행이 불가능 한데도 이럴 때 신문 소식이 필요하다고 일일이 독자를 찾아다니며 사명을 다해 신문을 배달한 모습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의 값진 교훈이 아닐 수 없었다. 요즘 우리 사회의 일련의 모습들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현상인 것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자 공공건물에 비치한 소독제를 박스채로 가져가는 현상이라든지 저마다의 생존을 위해 생존 필수품의 과잉 경쟁이거나, 마스크나 손세정제 가격 급등의 부당한 유통과 인위적 과점으로 품절 대란 현상 등을 보면서 자본주의가 시장경제라고 하지만 위급한 때 순리를 저버리고 탐욕 일변도의 인간 군상이 과연 인간의 참모습인지 일시적으로 윤리성을 망각한 천박한 지성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것이다. 어디서든 평소 폭리를 불사하는 권모술수나 과당 경쟁들을 용납하는 사회질서는 더 많은 불합리를 수용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인 것이다.

일하지 않고도 부를 창출하는 사회를 용납하고 권장하는 포플리즘 정책이 인간이 인간됨을 포기하거나 인간의 더 큰 죄악을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책 입안자나 집행자들은 면밀히 검토해 보아야할 것이다. 왜 가급적 파장에 가서 물건을 사지 말라고 했는지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줄 알아야할 것이다.

다행히 이런 품귀현상의 마스크를 나눠 쓰고 기부자도 생겨나고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 옛날 우리는 IMF 때 금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기도 했고, 유조선에서 기름이 유출되어 연안이 오염될 때도 전 국민이 나서서 닦아내어 세계의 화제가 되기도 하지 않았던가. 대한 국민이여 부디 그 자존과 긍지를 잃지 말자.

 

유판수/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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