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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도학(東方道學)과 심학(心學)의 실체

[2020-03-16 오후 3:47:44]
 
 
 

경북 달성군 현풍 서쪽 낙동강 변에 한훤당 김굉필 선생을 기린 도동서원(道東書院)이 있다.

1607년 사액이 내려졌고 3년 뒤 퇴계 선생이 한훤당을 동방도학지종(東方道學之宗)이라며 공자의 도학이 동방에 와서 결실을 맺었다하여 편액에 도동서원(道東書院)이라 기록했다.

이때에 도동서원 건축 책임을 한강(寒岡) 정구(鄭逑)선생이 완수했고 사당의 삼문(三門) 앞에는 특별한 조형적 작품을 남겼다. 이를 이름 한다면 동방도학지도(東方道學之圖)라 할 것이다.

성균관을 비롯하여 향교와 서원에서 스승을 위한 제례가 춘추로 행해지며 학문하는 자를 위해 교육적으로 예로서 그 절차와 행위를 엄격하게 두고 있다.

그 가운데 낮은 품위의 동쪽계단으로 나아가고 높은 서쪽계단으로 복위하는 것이 교과서적인 내용이나 한훤당의 도학에서는 다시 동쪽계단으로 복위함의 차이를 가진다.

그 의미는 서쪽계단은 스승에 나아가 깨우침으로 신분적 상승에서 복위하는 뜻을 가진다. 그러나 동쪽계단으로 복위는 자신의 성찰에서 깨우침에 부족한 자신이 서쪽계단으로 복위함은 예()가 아니기에 다시 낮은 품위의 동쪽계단으로 복위하는 것이다. 동방도학에서 근본적 의미는 깨우침은 말에서 말로 깨우침이 아니라 몸소 실행으로 깨우침을 강조 할 뿐 아니라 이는 바로 배운 자가 공동체 사회에 그 역할을 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또 만사에서 깨우침의 결과는 단순하지 않고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따라 변하는 것이기에 깨우침은 영원한 숙제로 남아야한다는 의미도 있다 하겠다.

이상의 내용으로 경북지방의 제례행사는 엄격하게 행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지방의 향교와 서원에서는 ·西門과 중앙 神門에서 서문을 언제나 닫아서 봉해놓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이러한 행위는 있고 무슨 내용의 의미를 가지는지를 아무도 성명을 해보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이해하지 못할 방편적 변명을 들을 수 만 있으니 정녕 실망 아니 대 실망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우리의 아리랑(阿里郞)과 같이 소리장단만 있고 무슨 내용인지는 관심 밖인 것과 같다.

아무리 고귀한 문화유산이 있다 한들 의미를 새기지 못하면 생명을 잃은 사문화로 불행의 씨앗을 낳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광대놀음보다 더 못한 흥미에서 멀어지고 언젠가는 사멸될 위험에 처할 뿐이다.

불행의 씨앗에서 싹트는 것은 무지에서 환란의 무방비에 고난의 연속뿐 이다. 한훤당 선생의 도학에서 서계로의 복위를 차단한 것은 형식에 치우치는 깨우침 의 길을 마음으로 허용하면 예()가 무너지고 허상(虛想)을 따라 허상을 키우는 사회적 병폐를 경계한 것이라 할 것이다.

도학은 무엇이며 심학은 무엇일까?

도학은 인간 공동체에서 모두가 함께 가야할 길을 학문으로 보편적 가치관에서 교육적으로 그 길을 열어 과정 과정마다 높낮이를 정하여 놓은 기틀이라 하겠다.

동방도학에서 담고 있는 엄격한 자기성찰과 독자적 행로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높은 가치관이기에 모두가 따르고 실행함에서 동방도학의 길이 개척되었다 하겠다.

따라서 이를 깊이 이해하고 동방도학의 길을 널리 펼쳐 실행으로 이끌어 온 것이 심학의 길이었다 하겠다.

이 얼마나 소중한 정신적 자산인가. 한훤당 선생사당의 삼문에는 한강선생이 동방도학의 깊은 뜻을 담아 심학적 자질로 미학을 가미하여 동방도학지도를 조형으로 수놓았다.

이를 오늘과 같이 문자화하여 전하지 못했다면 이는 옛 선현들이 정해놓은 길에 험을 내는 것이라 학문하는 자의 자기겸손이며 자기성찰에 의한 행로로 행보할 뿐이라 하겠다.

그러나 오늘에 눈여겨보고 그 뜻을 헤아리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경북지방의 제례에서 동계(東階)로 오르고 다시 동계로 복위하는 과정은 깨우침을 향한 극기복례(克己復禮)의 길임을 되새긴다면 영원히 동방도학의 가르침을 잊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이종협/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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