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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정부와 작은 정부

[2021-07-27 오후 3:19:27]
 
 
 

큰 정부이냐 작은 정부이냐는 제법 긴 역사성을 가진 논쟁이다. 18세기, 아담 스미스는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므로 자유경쟁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논지를 폈다. 이것이 자본주의 원리와 맞물려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고 물질적 풍요를 가져온 원동력이 되었다. 정부는 작을수록 좋다는 관념이 성립되었고 치안이나 국방 정도만 담당하는, 이른바 값싼 정부론이다.

한편 자본주의가 자유주의에서 독점 제국주의 단계로 전이되고, 시장경제는 인간의 무한 욕망에 추종하면서 독과점을 파생시켰다. 이로써 공정경쟁은 와해되고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공멸하게 될 위기에 다다랐다. 20세기 초, 세계대공황을 겪으면서 정부주도형 발전과 복지문제를 해결할 큰 정부가 불가피한 대세가 되었다.

정부의 개입은 필연적으로 시장의 왜곡을 가져오게 되어 값싼 정부는 값비싼 정부로 전화(轉化)되어 정부개혁에 대한 요구가 분출했다. 1980년대에 대처와 레이건이 주도한 신자유주의가 출현했고, 정부의 기능을 시장과 구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정부관이다.

이념적 성향을 기준으로 본다면 보수파와 진보파의 정부규모에 대한 지향성이 뚜렷이 갈린다. 보수진영은 자유경쟁체제를 강화시키고자 정부보다는 시장의 기능을 더 신봉하는 반면에, 진보진영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줄 역할을 정부가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보수진영은 작은 정부를 주장하고 진보진영은 큰 정부를 지지한다.

최근에 정치권에서 정부규모가 핫 이슈로 떠올랐다. 보수 측 정당대표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고, 야당의 일부 대선주자들도 동조하고 나섰다. 물론 당내에서조차 반대하는 세력이 없지 않지만, 대선정국과 맞물려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 등은 부처의 수가 많다는 점에서 큰 정부의 폐단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8개 부()인데 반해 G7 중 대통령제 국가인 미국은 15, 프랑스는 16개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운영은 부() 외에도 처, , 위원회가 있고 공공기관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더해서 미국은 연방정부보다 주정부의 역할이 크다는 점에서 부의 숫자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진영논리에 따라 정부규모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보니, 현상에 대한 진단도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보수진영에서는 우리나라의 정부규모가 급격히 팽창하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는 반면, 진보진영에서는 정부규모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언론이나 전문가들도 지지하는 입장에 따라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정부 크기의 기준이 모호하니 아전인수식 진단이 난무하는 것이다.

재정규모의 비교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국가 부채를 두고 야당은 급격히 상승하는 증가율을 문제 삼고, 여당은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월등히 낮다는 점을 들어 항변하고 있다. 먼저 그 부채가 악성인지를 따져보아야 하고, 부채를 끌어다 창의적인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느냐 아니면 일회성 소비로 끝나느냐의 문제가 더 본질적이다.

선진국 사례에서 국가경영의 지향점은 대체로 일치해 왔다. 경제부문은 시장이 주도하는 작은 정부가 바람직하고, 복지부문은 정부가 뒷받침하는 큰 정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성장과 형평의 균형점이 정부규모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어야 하겠다.

이제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이념적 편향에 따라 정부규모의 적정성 여부를 왜곡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느 나라이든 정부의 크기에는 국가별 특성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외형적 규모에 집착하기보다는 정부의 기능과 역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박창권/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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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인 정부의 크기나 부처 재편은 이념성에 따를 것이 아니라 그 기능과 역할의 조정에 촛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1-07-2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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