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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봉사 홍매화

[2021-02-04 오후 12:11:42]
 
 
 

무봉사 홍매화

 

봄을 재촉하는 겨울비가 어젯밤부터 내렸다.

소한·대한이 지났지만 비가 오는 아침이라 제법 쌀쌀한 추위를 느끼며 무봉사로 향한다.

오래전에 영남루의 부속 암자로 세워진 무봉사는 큰 봉황 한 마리가 춤을 추며 날아와 앉았던 성스러운 자리라 여겨 이곳에 암자를 세워 무봉암이라 하였다가 훗날 무봉사로 승격되었다고 한다.

무봉사로 들어서려면 항상 경쾌하게 들렸던 밀양아리랑 노래는 평일 아침이라 들을 수 없고, 대신 산새들의 조용한 소리만 하늘을 맴돈다.

가파른 일주문을 오르자 매화향기가 더욱 짙어지고 예상보다 많은 홍매화들이 앞을 다투듯 소복하게 피었다.

비록 빗물에 젖은 꽃들이 축 늘어졌지만 영롱한 물방울을 머금은 매화는 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다.

작은 화단 끝에는 흰매화도 소담스럽게 피었고 장독대 위에는 겨울 팬지꽃도 얼굴을 내 밀었다.

꽃의 섬세함을 담기 위해 꽃 전문 촬영 렌즈인 마이크로 렌즈로 수술 하나하나 마다 자세히 표현하고는 깨끗한 물방울도 담아본다.

법당을 찾은 신도 분들이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고 있었지만 아랑곳 않고 촬영 삼매경에 빠지니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른다. 가끔씩 바람이 불 때면 물방울이 떨어질까 안절부절 마음이 조급하다.

이번엔 법당을 아웃포커스 하여 전체적인 화면을 프레임에 가득 담으니 무봉사 매화라는 게 느껴진다.

강 건너 삼문동 솔밭엔 아침 안개가 내려앉아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느낌이라 놓치지 않고 찍은 후 출근 시간에 맞춰 계단을 내려서자 비가 그치기 시작한다.

꽃은 그 시기가 지나면 1년을 기다려야 다시 촬영할 수 있기에, 어느 누구보다 개화 시기와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회원들에게 안내해 줄 수 있다.

이번 주말까지는 매화가 피어 있을 것 같아 회원들과 다시 올 거라고 생각하며 출근을 서두른다.

 

배재흥/밀양풍경사진작가

배재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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