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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儒宗)의 고향(7)

[2019-12-30 오전 11:01:57]
 
 
 

2장 일락서산(日落西山)

유종(儒宗)의 고향(7)

 

날벼락과 같은 때 아닌 그런 봉변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산은 스스로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전혀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상스러운 말을 듣고도 모욕감이 느껴지기는커녕 오히려 신선한 충격과 함께 뜻밖에도 진실로 배짱 좋은 의인 한 사람을 만났다는 생각이 드는데 대하여 스스로 놀란다.

그래서 그는 아까부터 짐짓 모르는 척하면서 사내가 쏟아내는 모든 소리를 다 들을 요량으로 그의 말소리에 잠자코 귀를 기울이고 있었던 것이다.

김 서방이 모실 것도 없이, 큰 소리로 이르는 중산의 목소리를 듣고 제 스스로 인파 속을 헤집고 이쪽으로 접근해 온 사내는 중산의 외양부터 새삼스럽게 눈여겨 살펴보더니 뜻 밖에도 자기가 사람을 잘못 보았노라며 사과부터 먼저 하는 것이었다.

보아하니 양식 있는 반가의 후손이신 모양인데, 동행자의 만류도 듣지 않고 본의 아니게 객기를 부려 누를 끼치고 말았으니 무어라고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소이다!”

중산의 집안이 대대로 왜놈들과 원수지간이라는 동행자의 설명이 있어서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자기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이쪽으로 모시라는 정중한 중산의 태도에 스스로 자숙하려는 생각이 든 것일까. 아니 어쩌면 막말로 안하무인격으로 덤비는 기골이 장대한 김 서방의 태도에 그만 기가 꺾여 버렸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가까이서 보니 중산 자기보다는 나이가 열 살 정도는 능히 더 많아 보이는 사람이었다. 행색은 변변치 못해도 자기 나름대로 뚜렷한 소신을 가졌는지 일단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된 순간부터 정중하게 사과를 먼저 하고 나오는 분명한 언행으로 보아 예상했던 대로 막돼먹은 사람은 아닌 성싶었다.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어디 조용한 데로 가서 잠시 담소라도 좀 나누었으면 좋겠는데, 그리해도 괜찮겠습니까?”

이런 길거리에서 몇 마디의 담소만 나누고 헤어지기에는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이 많기에 중산이 먼저 정중한 자세로 그렇게 청하였다. 그리고는 사내가 무어라고 대답도 하기 전에 갓끈을 고쳐 매며 김 서방에게 이르는 것이다.

김 서방, 이분하고 조용히 담소를 나눌만한 마땅한 장소부터 알아봐 주게.”

, 서방님. 그러시다면 저쪽 객줏집으로 가시지요!”

이곳 출신인 김 서방은 사내와 함께 온 김 동지라는 사람의 손을 잡고 무어라고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객줏집을 향하여 한 발자국 먼저 걸어간다. 그의 태도로 보아 두 사람은 예전부터 서로 잘 아는 사이임이 분명해 보였다.

객줏집은 장터 한옆의 쇠전 근처에 있었다. 이곳은 옛날부터 남정원이란 개복처(改服處)가 있었을 정도로 나그네의 내왕이 잦은 포구를 낀 교통의 요충지로서 닷새마다 열리는 장터에다 주막집이 즐비하던 지역이었다. 그리고 한일합방 후에는 조선총독부가 순수 민간 신문인 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를 매수하여 기관지인 경성일보의 자매지로 만든 매일신문의 보급소까지 있을 정도로 시골치고는 비교적 번성하고 개화가 많이 된 곳이었다.

중산은 김 서방의 안내를 받으며 근처에 있는 한 객줏집으로 갈 때까지 사내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내도 중산이 행하는 처사가 그리 싫지만은 않은 듯, 묵묵히 뒤따라오고 있었다. 단지, 김 동지로 지칭된 이 마을에 사는 사내의 동행자만이 김 서방과 이웃사촌이라도 되는 듯이 아까 있었던 일에 대해 서로 잘잘못을 따지는지 저들끼리 앞서 가며 무어라고 얘기를 나누고 있는 눈치였다.

 

3장 우국(憂國)의 밤

이상한 만남(1)

 

단오 명절과 장날이 겹친데다 큰 민속놀이까지 벌어지는 날이어서 그런지 객줏집도 잔칫집처럼 흥성거리고 있었다. 장날마다 단골로 의례껏 진을 치는 주당들에다 봇짐을 꾸려놓은 보부상들을 비롯하여 왜놈 첩자처럼 <도리구찌> 모자를 쓴 행객 차림의 사내며, 신의주에서 왔다는 사내처럼 양복에 중절모를 쓴 사내도 더러 눈에 띄었다. 벽촌 마을이라고는 하여도 밀양과 구포 간의 뱃길이 열려 있어서 원근 각처에서 몰려든 각종 장사치들은 물론 외지인들의 내왕이 그만큼 잦은 것이다.

중산 일행은 마당 곳곳의 평상과 멍석에서 술잔을 기울이거나 요기를 하고 있는 그들과는 동떨어진 이쪽 마당 깊숙한 곳의 감나무 그늘 아래의 평상에 가 따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초면에 곡절은 다소 있었지만,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조금 전의 일은 괘념치 마시고 여기서 목을 축이면서 허심탄회하게 얘기나 좀 나누다가 일어서도록 합시다.”

중산은 흔쾌히 따라 와 준 사내에게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듯이 그렇게 말하고는 주모를 불러 직접 주문을 한다.

주모! 여기 두 사람씩 대작을 할 수 있도록 주안상 둘을 봐 올리시오! 값은 얼마든지 치를 터이니 괘념치 말고 융숭하게 따로 두 상을 차리되, 차별 없이 똑같이 차려 주시오. , . 저 아이한테는 따로 소고기 국밥 한 그릇을 말아 주시구려!”

그리고 술상이 날라져 오자 그는 다시 주모에게 이르는 것이다.

이보시오, 주모. 술상 하나는 따로 조용한 방으로다 옮겨 줄 수 있겠소? , 저쪽 후미진 뒤란 쪽의 방이 괜찮겠구먼.”

남다른 그의 요구에 사내 쪽을 유심히 쳐다본 주모가 군소리 없이 술상 하나를 들고 뒤란 쪽의 방으로 향하자, 그는 다시 김 서방에게 이른다.

김 서방, 이 손님하고 둘이서 따로 긴히 나눌 얘기가 있으니 자네는 여기서 잡인이 얼씬도 하지 못하게 단속을 좀 해 주게나!”

, 서방님!”

정대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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