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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사찰 부은사 스님과의 만남 그리고 역사

[2019-03-29 오후 1:45:43]
 
 
 

(회주 태우 큰스님)

꽃망울을 터뜨리는 훈훈한 바람이 곁을 다가서더니 3월 16일 오늘은 차갑게 느껴지는 햇살을 안고 밀양신문사 주부기자단 10명이 오리배 선착장에서 9시40분 출발하여 안태 부은사를 찾아 나섰다.


밀양신문사 주부기자단은 2012년부터 영남대로와 밀양아리랑길 걷기 등 우리지역 알기와 밀양산행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사찰을 탐방하고 있다.

우리 일행은 달리는 차 속에서 봄꽃 같이 피어나는 이야기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즐거웠다.


부은사는 천태산 아래의 고지대에 앉아있다. 경사진 길을 조심스럽게 운행해야 하므로 천천히 절 입구에 도착하여 아래로 내려다본다. 낙동강 다리를 끼고 흐르는 강물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자리에 위치하여 삼랑진 일대가 훤히 보이는 절경을 감상하고 발길을 돌려 절 마당으로 들어서니 범종각이 우리를 맞이하고 천일기도 염불소리에 경건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참배하고 도량을 둘러본다.


약사여래불,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시왕, 포대화상, 마애불 등 많은 부처님이 계시는 가람으로 밀양에서 가장 규모가 큰 태고종 사찰이다.
 
⊙회주 태우 큰스님 말씀
주부기자들은 회주 태우 큰스님을 친견하기 위해 요사채로 들어서니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준다. 서기 42년 인도로부터 허황옥이 오빠 장유화상과 함께 배를 타고 가락국에 와서 김수로왕과 혼인을 하고 왕비가 되어 슬하에 여러 아들이 있었지만 큰 아들 거등왕이 아버지를 위해 부은사를 창건하고 어머니를 위해 김해 무척산에 모은암을 세웠다고 한다.


최초로 이 땅에 불교가 들어온 2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절이란다. 태우 큰스님은 25년 전 은사 성봉 스님으로부터 부은암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부산에서 기도하던 좋은 절을 버리고 이곳에 왔지만 너무도 열악한 환경에 천일기도를 시작으로 삼 년 만에 땅 10만평을 사들이고, 두 번째 천일기도에 길을 닦고, 법당불사를 했으며, 세 번째 천일기도로 범종과 산신각을 짓고, 네 번째 천일기도는 요사채를 완공하였으며, 다섯 번째 천일기도로 법당 단층을 했고, 여섯 번째 천일기도는 여섯 분의 부처님을 노천에 모시게 되었다. 일곱 번째 천일기도는 사리탑과 마애불을 조성했다.


스님은 87세 고령임에도 10년은 젊어 보이는 모습이었고 건강하고 온화한 표정에서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천일기도 일곱 번, 21년 동안 사찰 중창(重創)을 위해 기도한 스님의 수행에 머리가 숙여진다. 스님의 꿈은 만일기도를 염원하지만 그때까지 살아 있을지 의문이라며 부은사가 영원히 지속되어 불자들의 안식처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주지 지원스님 이야기
주지 지원스님은 동아대학과 연세대, 선암사 강원을 졸업하고 지금은 동국대학 박사학위를 공부하고 있는 스님으로 회주 태우 큰스님의 아들이다. 2년 전에 부은사에 와서 가야사에 얽힌 내력을 파헤쳐보며 연구하는 스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요사채에 모셔진 아미타불 좌상은 1930년 주원택이라는 거사가 약초를 채취하다가 석불 5기를 발견한 것 중 2기는 파손되고 2기는 외부로 반출되고 현재 1기만 남은 것이다. 조선 숙종 14년(1688년) 경주 옥석으로 조성 되었고, 2009년 경남도유형문화재 제476호로 지정되었다.


협시보살인 관세음보살을 양산 통도사 포교당에 모시고 있는데, 그 부처님에게서 복장물(복부 내에 간직한 기록물)이 나왔다. 자씨산 부암의 협시보살과 같은 것인데 제작 년도 1600년 후반에 나온 것으로 임진왜란 후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부처님 제작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는 복장물에 있다. 좀이 먹은 종이에 남아 있는 사람의 이름이 충옥이라는 유명한 조각가이고 그 조각가의 특이한 징표가 있는데 그것은 부처님의 손가락이다. 똑 같은 손가락모양으로 부은사, 선암사, 화엄사, 송광사, 나한전에 모셔져있다.


김해시 시사편찬연구 위원회에서 1750년 정도에 기록된 고문을 발견하여 부은사가 가락시대의 고찰이라는 단서를 찾았다 하여 올해 초 지원스님이 찾아가서 원본을 확인한 바 있다.


그 고문에는 모암 재석산(무척산을 말함), 부암은 밀양 안태리 주산에 있다고 기록 되어 있었다. 김해의 사학자들이 부암, 모암, 자암이 가락시대 때 지은 것임을 확인한 것이다.


김해 가야불교 향토사학자 허명철 초대회장이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이 부암이었다. 허명철 회장은 가야불교의 터를 다진 분으로 최초 파사석탑을 열어 그 안의 구멍을 씻어보니 사리를 넣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그때부터 조사와 연구 끝에 재질은 인도에서 온 것이 맞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김해 2000년 역사에는 그에 대한 기록이 없어 정확하게 조명하기 위해 파사석탑 연구비 5,000만 원을 김해시로부터 지원 받아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파사석탑(진풍탑)은 바람을 진정시켜 주는 탑이다. 허황후가 가락으로 올 때 워낙 파도가 심해서 중도에 돌아가 아버지인 왕께 고했더니 바람을 진정시키는 파사석탑을 만들어 주어 싣고 왔다한다.


부은사에도 요니 석물이 용왕당 옆쪽에 있는데 파사석탑과 맥이 같은 것으로 파사석탑과 같은 성분으로 밝혀진다면 가락고찰의 증거가 되는 국보급의 유물이 될 것이다.


절 아래 동네가 삼랑진 안태(안태는 태 무덤)이고 절 근처엔 태봉이 있는데 그것을 열어보면 가락고찰의 증거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라 말한다.
가야유적 유물, 학술, 자료로 본 가야불교문화 책의 기록에 의하면 통천도량(하늘로 통하는 곳)은 가락고찰의 상징이다. 은하사, 통천사, 무척산 곳곳에 있고 부은사 뒤편 폭포 암벽에 새겨져 있다. 이 또한 물적 증거로 인정하고 있다.

 

⊙부암이란 세 가지 증거
부처님 협시보살이 자씨산 부암에서 나온 것으로 기록된 것이 확인 됐고, 밀양 역에서 만어사를 바라보면 부암이 자씨산과 천태산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12년 전 김해의 김병태 향토사학자가 부은사에 자주 와서 절 뒤편 폭포 옆에서 기왓장을 주워 갔는데 그기에 한문 글귀가 40자정도 새겨져 있으며 정확히 부암사라고 적혀 있었다.


부암이 부암사가 된 것은 사찰에 법고, 대종, 목어, 운판을 불사하게 되면 암이 사로 바뀌게 된다. 큰 절에서 대종을 치면 주위 암자에서 같이 예불을 시작하게 된다. 200년 전 부은암이 종각을 만들고 나서 부은사가 되었으며 종각에 쓰던 기왓장에 적혀진 기록이 그 물적 증거이다. 스님이 노력하고 수소문해서 부은사에 찾아놓은 보물이다.


스님이 김해 박물관에 갔을 때 밀양 책자가 있어 알아보니 밀양특별전을 할 때 전시한 책이었단다. 그 책을 구입해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다 조선 후기의 고지도 속에 부암이 천태산과 자씨산 사이에 표기된 것을 발견했다. 부은사의 위치를 확인한 또 하나의 쾌거였다.


부은사는 임진왜란 당시 소실 이후 200여 년 간 흔적 없이 전답의 지경에 이르렀다가 대구 팔공산의 동화사 학송스님에 의해 철종11년(1860년)에 조그마하게 복원됐다.


그동안 스님이 애지중지 간직한 가야의 귀한 유물상자를 다 꺼내 놓았다.

시중일관 밝은 표정으로 가야의 진지한 설명과 따뜻한 미소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밖에 큰스님이 법당 지을 때 큰 주춧돌 아홉 개 나온 것과, 절 입구, 태 무덤, 장군 바위 아래 장군이 뛰어내린 발자국, 원래 부은사 자리가 있었던 극락전에서 통천도량까지 스님의 안내를 받으며 가락국시대를 생각해보았다. 뜻 있고 가치 있는 시간으로 역사 공부가 된 값진 하루였다. 4월 21일 마애불 점안식이 있는 날이다. 그날 참석하려고 마음먹고 우리 일행은 가야흔적을 뒤로하고 차에 올랐다.


 

최경화/주부기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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