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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사랑 파라과이(32) 13살 2학년 마리아나 아픈 사연

[2020-03-04 오전 11:04:06]
 
 
 

3월 초에 우리학교 2학년에 올해 13살 된 마리아나라는 다 큰 처녀 같은 여학생 한명이 들어 왔다. 3월 초 2학년 수학 가르치기 첫 수업에 들어갔을 때 아이가 약간 놀란 듯한 기색으로 필자를 맞았다. 그동안 학교라는 공동체 생활을 해 본적이 없는 아이다.

담임 아마다 선생님께 이 아이에 대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우리 학구 중 제일 먼 동네 산타 아나라는 동네 외딴 곳에서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단다. 어머니는 이 마리아나를 낳고 어디론가 사라졌단다. 그 길로 아버지와 같이 문명과 담을 쌓고 그냥 하루하루 연명하며 살아왔단다. 마치 원시인처럼.

아이가 부모님 중 누군가 학교에 데려다 주어야 학교에 가겠는데 차일피일 집 안 일이나 하고 아버지 농사일을 돕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 어느새 세월이 흘러 13살 마치 장성한 처녀같이 자랐다. 이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먼 친척 벌 되는 한 분이 큰 마음 먹고 학교를 찾아와 지금이라도 1학년에 입학할 수 없느냐고 들어댄다. 학교에서 좀 가까운 자기 집에서 아이와 같이 생활하겠단다. 세상에 이런 착한 친척이 있다니?

3월 초 학교 당국에서 교사 회의에서 아이 현재 수준을 테스트 한 결과 2학년에 들어오면 제일 적당하겠다는 결론을 얻어 2학년에 편입학을 한 셈이다. 2학년들과 어울려 놀기에 적당한 지적 수준이었다. 담임선생님 이야기로는 문자를 잘 읽지 못하는 문맹으로 지금 한참 문자를 터득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가 학교에 오는 호기심이 발동해 요새 표정이 영 밝다. 얼굴도 제법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필자가 벌써 4번에 걸쳐 이 아이 수학 지도해보았다. 숫자는 셀 수 있는 데 아라비아 숫자와는 잘 연관시키지 못했다. 그래 숫자판 자료 한판을 늘 집으로 가져가 숫자 공부를 하라고 했더니 아이가 금세 숫자 개념이 바로 선다. 엊그제는 한자리 수 덧셈 공부를 하는 데 곧잘 따라온다. 등을 또닥거려주며 칭찬을 해주었더니 입가에 웃음이 배시시 번진다. 이 아이에게 노 테 프로오쿠파다’, ‘포시블레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한다. ‘걱정 마 너 잘 할 수 있어

오늘도 2학년 아이들과 수학 한판 공부를 하는 데 제법 잘 따라 온다. 작년 4월부터 이 아이들 1학년 때부터 가르쳐서 그렇다. 지금 상급반 아이들이 하도 수학 기초가 부실해 작정을 하고 작년부터 가르친 것이다. 그래 이 아이들 대부분이 수 개념이 바로 서 있다. 하도 덧셈 뺄셈을 많이 해 암산으로 문제를 푸는 아이도 있다. 곧 받아 올림 받아 내림 덧셈 뺄셈을 지도 할 참이다.

지난 날 참 아픈 사연을 어린 가슴에 간직한 2학년 마리아나가 지금부터 하루도 결석하지 말고 차근차근 기초를 다져 내년에 1반 월반해 4학년 저 내년에 또 월반 래 6학년이 되어 정상적인 아이로 성장해 가기 간절히 기도해 본다.

필자가 이곳에서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마리아나 수학 기초 초석을 놓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또 잘했을 때 가끔 작은 선물로 보상 할 생각이다. 이 동네 아이들 그동안 방치되어 있어 그렇지 원래 머리가 둔한 아이들은 아니다. 부모님들의 교육 무관심, 경쟁이 없는 학교 교육, 학교 교육 시설 투자 미흡 및 자료 부족, 2부제로 수업 시수 절대 부족, 비가 오면 학교가 문을 닫고, 담임선생님들의 열정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지금 파라과이 농촌 학교 교육의 현 주소이다. 그래도 이 아이들에게 끝까지 희망을 심어 줄 작정이다.

그나마 코이카를 통해 필자가 자원 봉사 교사로 이 오지에 오는 바람에 아이들이 생전 배워보지 못한 도형, 각도재기, 정육면체 만들기, 탄그람 도형 공부 등을 배운다. 행운이다. 그동안 책걸상이 낡고 모자라 학습하는 데 절대 불편했는데 코이카 현장 사업으로 학교 환경 개선이 운명적으로 이루어졌다. 책걸상 100, 아크릴 칠판. 정수기, 교실 조명시설, 천장 선풍기 설치, 교사용 책걸상, 사물함 등 1만 불에 가까운 예산으로 그야 말로 현대식 교실로 탈바꿈되었다. 모두가 은혜요 감사다.

2학년 마리아나와 같이

주태균/코이카1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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