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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2020-05-29 오후 3:54:15]
 
 
 

코로나가 장기화되자 우울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우울증은 코로나처럼 내과적 질환이 아니라 정신과 치료를 요하는 병이 아닌가. 코로나가 사람의 육신뿐 아니라 정신까지 병들게 한다니 과연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재택근무 합네 하고 사람들이 밤낮 집에만 갇혀 지내다보니 코로나 결혼도 더러 있지만 코로나 불화, 코로나 이혼이 더 많다고 한다. 평소에도 남자가 집에서 삼시세끼를 다 얻어 먹으려하다가는 삼식이로 낙인찍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코로나를 핑계로 또밥 또밥하며 또박또박 끼니를 챙겨 먹으려 하니 주부들이 짜증이 안 날 수 없겠다.

하지만 코로나도 언젠가 끝날 때가 온다. 이 세상의 일치고 영원한 것은 없다. 솔로몬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란 명언을 남겼다. 이 순간이 비록 괴롭고 짜증나지만 성실히 방역지침을 지키며 절제되고 건전한 자세로 참고 견디면 언젠가 코로나를 극복할 날이 올 것이다. 솔로몬의 “This too shall pass away.”란 말은 그런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코로나는 언젠가 끝나겠지만 그렇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코로나가 끝나면 무서운 한파가 휘몰아치고 모든 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니 그때를 잘 대비해야 한다. 그런 때 우리가 밥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을지, 지금 같은 풍요로운 삶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몹시 불안하다.

코로나 이후는 세계 각국이 각자도생의 자구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WTO체제에 의해 자본 노동 상품의 자유이동이 촉진돼 왔으나 앞으로는 각자가 문을 걸어 잠그고 보호주의, 자국우선주의로 나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안 그래도 감염병으로 인한 농업생산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봉쇄조치로 노동력의 이동이 막혔고 우리나라 농촌부터 일손을 구하지 못해 농사를 못 지을 형편이다. , , , 러 등 농업국가들은 물론이고 브라질은 트럭운전사가 없어 농자재 운반에 애를 먹는 형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통일벼 덕분에 쌀은 그럭저럭 자급하지만 거의 모든 식품을 외국에서 사다 먹는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50%가 채 안 된다. 코로나 이후 세계 농업국가들이 곳간을 걸어 잠그고 식량무기화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울어야 할 나라가 우리한국이다. 자원은 없고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는 돈이 있어도 농산물을 사 올수 없게 된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미래학자들은 조만간 세계적 식량대란이 닥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어려운 시절이 닥쳐오리니 잘 쉬어라 쉬어...”란 켄터기 옛집의 노래가사처럼 일조유사시를 대비한 실탄의 비축이 절대 필요하다. 지금 재난지원금이다 뭐다해서 정부에서 돈을 주고 지자체에서도 돈을 주고... 마구 돈을 푸는 바람에 돈이 넘쳐나서 화폐개혁을 한다는 소문까지 나돌 지경이다. 환율이 1달러에 1,000원을 넘는 나라는 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하기만 하면 400조 원 이상의 세수가 걷힌다니까 안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소문은 소문일 뿐이지만 이런 식으로 탈탈 털어서 쥐 떡 갈라먹듯 나눠먹고 나중에 진짜 어려움이 닥치면 어쩌려고? 그런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코로나는 펜데믹으로 확대되었다가 이제는 엔데믹(Endemic)으로 변질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도 그런 예측을 내놓고 있다. 엔데믹이란 일단 퇴치됐다고 생각한 감염병이 수시로 재발하면서 만성병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K-방역으로 어느 정도 잡기는 했지만 앞으로도 절대 방심할 수 없는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철없는 이태원 클럽꾼들 때문에 숙지근하던 코로나가 새삼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래방에 갔던 사람들이 병을 옮기는 통에 애꿎은 돌백이까지 전염병에 걸리기도 했다. 그런 일이 없도록 각자 조심할 일이다. 나의 안위가 우리 공동체의 건강과 직결돼 있다는 공동체의식과 상생정신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한 때다.

배철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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