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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강 철도교의 숨소리(?)가 들린다

[2020-08-11 오후 3:26:02]
 
 
 

밀양강 철도교 신설공사가 내년 완공을 계획으로 한창 진행 중에 있다.

기존 철도교는 일제강점기에 설치된 것으로 열차가 지날 때마다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으로 인하여 오랜 기간 지역민들의 민원이 제기되어 왔던 곳이다.

신설되는 철도교는 총연장 복선 656m에 교각 13, 상판 12개로 만들어지며 1,458억 원의 국비로 철도시설공단이 진행하고 있다. 이 예산 속에는 기존 철도교 철거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철도교 신설공사 진행 시 애당초 기존 철도교는 철거로 계획된 것이란 뜻이다.

이에 대하여 특별한 대책의 강구가 없는 한 내년에 기존 철도교의 철거작업은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기적으로 지금 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영남대로복원범시민추진위원회 주관으로 밀양청년회의소에서 밀양강 철도교 시민 대토론회가 개최되었으며, 주로 보존 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안전성, 경제성, 활용성, 미관 등에 대하여 거론됐다.

30일에는 밀양시로부터 밀양강 철교 문화재로서의 보전가치 평가·분석에 대한 용역을 의뢰 받은 한화문물연구원이 주관한 주민 공청회가 개최됐다.

이에 시민 대토론회와 주민 공청회의 내용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밀양강 철도교의 탄생

우리나라의 철도는 일본의 대륙침략을 위한 토대를 다지는 군사적 차원과 식민지 경제수탈을 위한 경제적 차원에서 부설되기 시작했다.

경부선은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는 한국 철도의 중추 간선노선으로 길이는 441.7이다.

밀양강 철도교는 19034월 공사를 시작하여 19044월경 완공되었으며, 1945년경 복선으로 만들어지면서 기존 철도교는 하행선이 됐다.

1904년경 완공된 이 하행선 철도교 교각에는 화강석이 사용되었는데 그 화강석은 밀양읍성에 사용되었던 성벽돌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밀양읍성

토성(土城)이던 고려시대의 밀양읍성은 1479(성종 10)년에 약 70일에 걸쳐 석성(石城)으로 완공되었으며, 길이 2.1, 높이 2.7m로 성안에는 동헌과 객사를 비롯한 많은 관아와 연못 1, 우물 4개가 있었다.

성돌을 만들고 성벽을 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우리의 선조들이 밤과 낮을 잊었으며 고르지 못한 일기 속에서 피와 땀으로 얼룩 새겼을까 가슴이 저려오기도 한다.

밀양읍성은 일본과 왜구의 침해로부터 나라와 백성을 보호하고자 만들어진 것이다.

1778년 밀양읍성 남문에 누각을 만들어 공해루라 하였고, 이를 지은 신국빈은 경치도 좋지만 왜적 방지가 훨씬 좋아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어쨌든 성돌은 우리 선조들의 숱한 애환과 땀방울로 만들어진 자산이며, 그 성벽의 돌은 무수한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호흡하며 긴 역사를 걸어온 것이다.

 

읍성의 철거

일본은 만주정복을 위해 걸림돌이 되는 읍성을 제거하기로 한다.

즉 조선의 근대화란 명목을 내세워 일본을 방비하기 위한 성벽을 허물고, 신작로 및 철도를 통한 교통로를 확보함으로서 경제수탈과 군사적 진로를 확보하고 조선의 재기를 원천 봉쇄하는 정신적 무장해제를 도모했다는 것이다.

423여 년 동안 밀양인의 숨결을 담아온 밀양읍성은 1902년경 철거되고 만다.

밀양지는 1902년에 밀양을 통과하는 경부선철도가 부설됨에 따라 4대문과 그것을 위요하는 성벽은 완전히 헐리어 그 때까지 남아 있던 남천강변 성벽의 석재는 모두 철로공사에 이용되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결국 읍성의 성벽 돌은 우리 선조들의 힘겨운 노동 착취로 밀양강 철도교의 교각으로 옮겨진 것이다.

 

성벽 돌의 운명

교각으로 옮겨진 후 116여 년 동안 밀양강 철교는 또 다른 밀양의 숨결을 담아냈다.

수없는 이들이 가진 상경의 눈물겨운 이야기며, 이별에 담겨진 가슴 아린 사연들 그리고 만남의 가슴 벅찬 눈물을 담았을 것이다.

입대를 위하여 군용열차 속에서 들었던 철교 소리와 함께 바라보았던 영남루와 밀양의 아련한 풍경을 기억하는 사람 또한 숱하게 많을 것이며, 철교아래 용두목 강물 따라 나무보트에 몸을 싣고 사랑을 속삭이던 추억의 연인들이 어디 하나 둘이었겠는가?

읍성으로 교각으로 540여 년 동안 밀양인의 애환 그리고 삶의 호흡과 혼을 담아왔을 성벽 돌의 운명이 그 존치를 두고 갈림길에 놓이게 된 것이다.

시민 대토론회에서는 보존이란 의견으로 모아졌다. 201911월 용역을 계약하고 조사를 실시해 왔던 한화문물연구원에서도 20201월 실시된 1차 자문위원회의에서 밀양강 철도교 상·하행선은 문화재로서의 보존가치가 충분하다고 결과를 보고했다.

 

보존의 가치

지난 2018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16회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 시상식에서 당시 밀양문화원 부설 향토사연구소장인 박순문 변호사가 영남대로복원범시민추진위원회 이름으로 응모한 밀양강 철도교 하행선을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000년 창립되어 2008년 국제내셔널트러스트에 가입하면서 전 세계의 자연·문화유산 단체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매년 시민공모전을 통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 곳이다.

이곳만은 꼭 지키자라는 상은 보존가치가 높지만 훼손 위기에 처한 유산을 알리고 지키는 노력을 하기 위해 만든 상이다.

밀양강 철도교의 길이는 596m로 한강철교 다음으로 긴 철교이며, 한국전쟁과 산업화 과정을 지켜보며 100년이 넘도록 밀양인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 역사적, 문화적 산물이다.

현재 한강철도교를 비롯하여 12개 철교가 국가등록문화재(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기준은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 건설·제작·형성된 후 50년 이상이 지난 것으로서 근대문화유산의 개념과 범위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밀양강 철도교는 현재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철교 중 한강 제1철도교에 이어 2번째로 오래된 철교이다.

 

보존의 길

국가등록문화재로 가기 위해 철교의 설계도면, 관련 사진, 역사적 유래 등 다양한 분야의 객관적 자료수집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노력이 적극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또 성벽 돌이 사용된 하행선은 물론 상행선 그리고 강을 벗어난 부분까지 보존되어야 그 활용의 폭이 넓어지며 활용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을 벗어난 지역에는 많은 토지 소유자들이 제대로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 난점이 존재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토지를 수용하여 활용의 범위를 넓혀나가야 한다는 것 또한 다수의 의견이다.

물론 전문가들의 참여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찾아내는 일 역시 진행되어야할 과제이다.

이제 밀양시 행정의 결단이 어떻게 전개되어 갈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국 시행정의 결단에 따라 그 운명과 방향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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