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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흥 밀양풍경사진작가, 인생 제2막을 열다
그가 걸어온 길, 그가 걸어갈 길을 물어본다
[2021-08-17 오전 9:52:52]
 
 
 

사람들은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의 경우 약16년 간 준비하여 30~40년 정도의 사회생활을 한다.

향후 약 30년을 더 살아야할 인생 2막을 위해서는 아무런 준비 없이 가능할 것인가?

지금까지의 삶과는 완전 다른 삶의 시작은 아닐까?

막막하고 불안한 인생 제2, 언젠가 오고야 마는 인생의 후반기, 은퇴에 대해 어떤 생각과 무슨 준비를 하는지는 각자에 따라 다양하다.

기자는 공직을 퇴직하고 일주일 만에 밀양스튜디어를 오픈하며 제2의 인생길에 오른 특별한 사진작가를 만났다.

내이동 구)주택은행 옆 건물 2층에 들어서니 인상 좋은 작가의 손길은 현상된 사진을 다듬는데 여념이 없었다.

넓은 공간이 다양한 촬영기구들로 아기자기하게 배열되어 있고 한쪽에는 여러 가지 의상들이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었다.

마주 앉은 작가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가 걸어온 길 그리고 걸어갈 길을 묻고 싶어졌다.

 

길을 찾아

작가는 1962년 가곡동에서 23녀 중 막내로 출생하여 밀주초등학교, 세종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84년 군을 제대한 후 인생 제1막을 시작하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미국이민 길에 오르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분명 그곳에서는 젊음을 재산으로 충분한 삶의 보상을 받게 될 것이란 기대로 먼저 시작한 것이 자동차정비에 대한 공부였다.

이민수속은 쉽지 않았고 오랜 시간의 기다림이 필요했다.

수속 기간 동안 필요한 경제생활을 위해 밀양도자기에 발을 들였다.

3~4년의 세월이 덧없이 흘렀고, 결국 이민을 포기하고 공무원이었던 형님의 권유로 1989년 공직자의 길로 선회했다.

밀양도자기 생활 중 지금의 아내인 송경희 여사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고 공무원 발령 후 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그렇게 한 가정의 역사는 시작됐고, 첫 발령지인 무안면에서 신혼살림을 차렸다.

그러나 갑자기 모친이 병석에 눕게 되자 모친이 계신 가까운 곳 가곡동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곡동에서 살고 있고 가곡동 동장으로 공직을 마친 평생 가곡동 사람으로 송경희 여사와의 슬하에 11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공직의 길

회계과 경리계로 군청에서 근무할 당시의 시간들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군 전체 경리업무를 도맡아야하는 상황에서 출근시간도 퇴근시간도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저 일에만 매달려 보낸 약 1년 반의 시간은 10년의 세월이 흘러간 듯 전장에 나선 병사처럼 긴장된 순간들이었다. 그렇기에 보람 또한 많았던 시간들이기도 했다.

환경관리과 근무시절 초동면 폐기물공장에 큰 화재가 발생하였고, 이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저수지로 유입되는 폐기물을 차단하기 위해 웅덩이를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결국 새벽에 포크레인을 동원해 웅덩이를 만들고 그 웅덩이에 모인 폐기물 처리작업을 2일간에 걸쳐 진행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화재진압과정에 밤을 꼬박 새우며 함께 한 환경관련 공무원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젓줄인 저수지 오염을 막아낸 보람에 피곤을 잊을 수 있었다.

산림과에 발령 난 다음날 인사를 위해 양복차림으로 출근했는데 청도면에 산불이 발생했다.

차가운 겨울 정신없이 산불현장에 뛰어들어 진압작업에 몰입했다.

진압이 끝난 후에야 살펴보니 쉽게 장만하기 어려웠던 양복바지는 여기저기 찢겨져 나갔고 헬기에서 쏟아져 내린 물이 양복 주머니 마다 가득 채워져 전화기를 비롯한 모든 소지품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어느 업무현장에서건 쉬운 곳은 없었고 모든 공직자들이 그러하듯 상황에 최선을 다하며 공직자의 길을 걸어 왔다.

그리고 201971일 그가 태어나고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가곡동의 동장으로 부임했고 2021630일 그곳에서 퇴임을 맞았다.

 

사진작가의 길

고등학교 당시 누나들이 마음을 모아 가족들을 위해 카메라를 구입했다.

그때부터 카메라를 잡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는 직접 사진을 현상하기에 이르렀다.

현상을 위해 확대기가 필요했지만 장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음료 BOX를 뜯어 붙여 제작해 사용할 만큼 열정적이었다.

1995년부터 사진작가의 꿈을 가슴에 담았고, 1998년 전국사진공모전 입상을 시작으로 수많은 수상경력을 쌓았으며 현재 전국사진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5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2110회째 개인전을 가졌다.

개인전 때마다 1,000권의 작품집을 만들었으니 지금은 약10,000권의 배재흥 작가의 작품집이 세상에 알려져 있는 셈이다.

2005년 초대전시회가 있었는데 당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찾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풍경전문작가가 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과 권유를 받았다.

이후 전시회 때마다 밀양의 다양한 풍경사진의 작품수가 늘어났고 결국 밀양풍경사진작가로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후배를 위한 길

여성회관에 사진수업 출강 당시 수강생 15명이 모여 사진동아리를 결성하고 배재흥 작가를 지도교사로 추대했다.

그렇게 2008년 탄생한 사진동아리가 현재의 밀양포커스이다.

또 밀양의 언갤러리에서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 약15명이 모여 배재흥 작가를 강사로 사진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된 사진동아리가 2016년 결성된 아리랑포커스이다.

배재흥 작가는 이 두 동아리에서 열심을 다하는 회원들과 함께 순수사진 작가로서의 길을 부지런히 걸어가고 있다.

향후 밀양스튜디어에서 후배양성을 위한 노력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 보인다.

 

2의 인생 길

사진은 그의 인생에서 떼어낼 수 없는 운명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진 이외에 무엇을 생각해 보는 것조차 용납되지 않았을 것이다.

10년 전부터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으면 사진관을 차리는데 필요한 장비를 하나씩 구입하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구입하는 데는 너무 많은 경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긴 시간의 준비를 구상한 것이다.

그렇게 하나 둘씩 장만된 장비를 창고에 정리하면서 인생 제2막의 길은 준비되고 있었다.

장비만 준비한 것은 아니다 특별한 조명장치에는 그것을 다루는 기술 또한 필요하기 때문에 틈틈이 익혀둘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사진의 완성도를 위해 포토샵의 정밀성을 키워두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현직생활은 남들보다 2배에 가까운 노력과 시간적·물질적 안배가 필요했다.

준비되지 않은 인생 제2막은 결코 순조로울 수가 없을 것이란 걸 미리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그는 최고의 사진을 위한 전문장비와 기술력을 갖추어냈다.

다양한 배경과 의상까지 그리고 가족사진, 프로필 사진은 물론 리마인더웨딩 사진에도 최적의 준비를 갖췄다.

그는 밀양 분들이 굳이 외지를 찾지 않아도 마음에 맞는 사진을 만날 수 있도록 준비가 끝났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밀양스튜디어안을 다시 한 번 둘러보았다.

비전문가로서는 그 이름조차 다 알 수 없는 장비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고 그 장비마다에 담겨진 배재흥 작가의 열정이 조용히 꽃 되어 피어오를 듯하다.

 

박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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