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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어 더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 운동본부

[2019-12-30 오전 11:16:35]
 
 
 

세모가 되니 반성할 일도 많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 한 해 동안 은혜를 베풀어주신 분들과 덕담을 나누고 어려웠던 일 즐거웠던 순간들을 회상해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최소한의 관계이음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로 따로 섬처럼 떨어진 사이가 아니라 연결되어 있는 사이라는 자그마한 의식(儀式) 같은 것. 지난 한 해 참 수고 많았다는 격려나 위로는 때때로 기대 이상의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시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소박하고 소소한 것에서 감사하며 기쁨을 찾아내는 가운데서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감사하는 마음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만 있는 것은 아닌가 보다. 예컨대 중국 주나라 때는 세모에 길()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길은 오는 사람 가는 사람들이 교차하는 곳이고, 세모(歲暮)도 오는 해와 가는 해가 교차하는 때이므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요즘의 시각으로 본다면 원시적인 발상으로 치부될 일이겠지만, 그런 풍습을 아직 고수하는 경우를 오늘날에도 더러 목격할 수 있다. 예컨대 새로 차를 샀을 때 번화한 거리에 차를 세워놓고 고사(告祀)를 지내는 모습은 무사안전을 기원하는 소박한 기도의식인 셈이다. 길에도 안녕을 부탁하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보면 우리는 길에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살아왔던가. 길은 수레와 함께 우리의 역사를 실어다 나른 가장 중요한 역할을 묵묵히 해주었다. 과연 제사를 지내 고마움을 표현할만하겠구나 싶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도 길처럼 묵묵히 받쳐주는 존재들이 필요하다. 드러내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그런 손길들. 바로 내가 있기에 더 좋은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내가 있어서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졌는지를 점검해보자. 내가 이 사회를 조금이나마 더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 세상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되어 보이지 않는 손길들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노력하는 일. 그 출발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가능하고 쉬운 일이지만 생각처럼 선뜻 나서기에 쉽지 않다. 그래서 자원봉사(自願奉仕)는 결단과 각오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신문에서 오랜만에 훈훈한 기사 몇몇을 만났다. 22년 사업 실패 후 꼬막비빔밥을 팔아 모은 돈으로 2억을 기부했다는 소식. 나이 어린 맥도날드 매니저가 시한부 소아암 환자에게 보여준 친절. 한 직원의 친절이 얼마나 큰 행복 바이러스가 되어 파급효과로 확산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기사였다. 경기침체로 곳곳에 폐업하는 가게가 늘어가는 엄동설한에 난롯불같이 따뜻한 소식이라 더욱 반가웠다. 더구나 꼬막비빔밥 집에서는 사업 실패로 힘들어진 단골 고객을 가족으로 모셔 함께 일하고 있다는 소식 또한 얼마나 훈훈한 소식들인가.

어느 행복연구가에 의하면 좋은 사람들과 만나 식사하는 모임이 한 개 생긴다는 것은 연봉이 두 배로 뛰는 것과 같은 행복감을 준다고 한다. 그만큼 좋은 사람들과 만나 정담을 나누고 교류하는 것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예가 될 것 같다.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멋진 일들도 더 많이 연구하고 싶다. 그리고 그런 일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봉사의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도 싶다. 내가 있어 더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 운동본부에서.

정희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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