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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reach Plogging(아웃리치 플로깅)

[2021-12-03 오후 2:11:30]
 
 
 

인간에겐 생각보다 많은 것이 허락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도 너무나 어리석은 우리네 삶을 바라볼 때 한없이 서글퍼지기도 한다. 고작 몇 십년 길어도 백년을 살기 어려운 우리가 어질러놓은 것들과 지켜주지 못한 것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뿌연 황사에 빛을 잃은 하늘에게도 부끄럽고, 덕지덕지 깎고 부수어 놓은 산허리가 애달프다. 매연에 지친 나무는 연말이 다가오기라도 하면 더욱 두렵지는 않을까. 전기 줄을 휘감고 선 휘황찬란한 나무들에게 미안해서 정말이지 어쩔 줄을 모르겠는 때도 있다. 요즘 빛 축제가 많아져 더욱 그렇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동반성장의 문제에 대한 심각한 각성이 절실함을 느낀다.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가 내 것인 것처럼 관심을 가지고 가꾸며 보살펴야할 소중한 것들이 방치되고 있는 예를 보게 된다.

사단법인 기회의 학숙에서는 끊임없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이웃에 대해 애정 어린 관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손길을 내밀기를 적극 유도해 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코로나 거리두기 와중에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실천하는 방법들을 연구하고 나눌 수 있는 사례들을 공유하며 적극 동참하기를 촉구하기도 하면서 시민의 시선이 다양한 곳에 따뜻이 머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하나의 활동으로서 Outreach plogging(아웃리치 플로깅) 환경운동을 기획하게 되었다. 모두가 공감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의기투합해 실행에 옮길 수 있었던 것 같다.

outreach(아웃리치)란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봉사활동을 의미하고 plogging(플로깅)이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스웨덴에서 시작돼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었고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플로깅을 쓰담달리기로 의미규정 지었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서도 환경을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너무나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참 좋은 환경운동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 스며들어 생활의 일부분으로 정착되어주기를 희망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웃나라 일본에 여행했을 때마다 거리의 깨끗함에 자주 놀라곤 했다. 단순히 쓰레기가 떨어져 있지 않았다는 정도를 넘어서 매일 물청소로 집 앞을 씻어내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깨끗했기 때문이다. 큰 도로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골목 안으로 들어가서도 마찬가지로 더욱 청결했으며 집집마다 자그마한 꽃이 심겨진 화분을 내놓아서 오가는 이들이 보기에도 흐뭇한 풍경을 연출하는 곳이 많았다.

그와는 매우 대조적인 경험으로, 언젠가 전 버스를 기다리다가 볕이 따갑기에 가까운 그늘 쉼터로 들어갔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담배꽁초가 얼마나 많이 널려있던지 언뜻 보기에도 수백 개가 넘어보였다. 빈 종이컵이 나뒹굴고 있었고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연실색할 뿐이었다. 심지어 그곳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역 앞이었다. 마침 그 곳만 청소구역 사각지대인지 의아했다.

나는 출퇴근길에만 지나는 길이라 어쩔 도리가 없어서 쉬는 날에 아들아이와 함께 그곳만이라도 치우고 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아들과 함께 청소 도구를 챙겨서 다녀온 일이 있다. 문득 깨진 유리창 이론이 생각나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 지점으로부터 범죄가 점차 확산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 아닌가.

이런 사소해 보이는 일에 눈을 감는다면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일들이 우리 주변을 갉아먹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마음대로 더럽혀도 될 장소는 아무데도 없다.

 

정희숙/ (사)기회의 학숙 총무이사,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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