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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평과 엉겅퀴

[2021-05-26 오후 4:43:59]
 
 
 

사자평과 엉겅퀴

 

자연의 숨소리가 요란했던 봄꽃들의 향연이 지나자 벌써 여름의 초입에 들어섰다.

지난 16년 동안 표충사 소유인 재약산 사자평을 매월 1~2회 이상 올라갔지만 올해는 개인적인 일이 생겨 몇 달 만에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임도를 따라 피는 각종 야생화들 그리고 이맘때면 사자평에서 들려왔던 뻐꾸기의 애절한 울음소리도 듣고 싶다.

표충사 임도로 들어서자 싱그러운 풀내음이 온 몸을 정화시킨다.

시집간 새댁이 처음으로 친정 가는 듯, 부푼 심정으로 숲속을 오르니 오랜 세월 눈에 익은 나무와 길들이 필자의 가슴을 더욱 쿵쾅 요동치게 했다.

층층폭포 입구 정자엔 등산객들의 김밥 나눠 먹는 모습도 오늘따라 친근하게 느껴졌고 사자평 입구에 들어서자 기온부터 다르다.

평지에선 느낄 수 없는 시원하면서도 상쾌한 바람이 수미봉에서 내려왔고, 지난해 말랐던 억새의 누런 줄기들은 앙상하게 뼈대만 남았다

사자평 습지까지 걷는 동안 야생화가 거의 보이질 않는다.

기후변화 때문인지 안타까운 마음에 계속 주변을 살펴도 마른 억새뿐이다.

한여름이 되어야 여름 야생화들이 많이 필 것 같다는 생각에 걷다보니 엉겅퀴가 눈에 들어온다.

너무 반가워 산을 배경으로 바닥에 엎드려 촬영하면서 엉겅퀴에 대한 생각을 떠올린다. 옛 사람들은 엉겅퀴가 출혈 때 피를 멎게 해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동안 사자평 전체 풍광을 촬영하고 돌아오는데 왠지 아쉬움에 자꾸만 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름 아닌 5월 산의 뻐꾸기 소리가 오늘따라 한 번도 나질 않아 허전했지만 필자의 마음속엔 계속 뻐꾸기 울음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왔다. 뻐꾹...뻐꾹...

 

배재흥/밀양풍경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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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초여 책 ''이것이엉겅퀴다'' 함 보세요 2021-05-2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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