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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루의 가을

[2021-11-12 오전 10:23:59]
 
 
 

영남루의 가을

 

입동이 지나자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하다.

거리의 가로수는 저마다 낙엽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들이 모습을 드러내니 또 한 해가 지나는 것이 서글퍼진다.

오랜 공직생활을 끝내고 인생 2막을 시작한 지 4개월이 지났다.

그래도 아침마다 일어나 나의 일터로 갈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지난주부터 영남루의 단풍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어 출근 때 마다 눈 여겨 보다가 오늘에야 작심하고는 강변 주차장으로 향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맑고 상쾌한 아침 공기가 온몸을 휘감고 따뜻한 햇살은 고요한 수면 위에 영남루 모습을 똑같이 만들어 냈다.

이른 아침에만 만날 수 있는 영남루 반영...

강변에 내려서니 누치(어릴 적엔 세꼬지라 불렀음) 십 여 마리가 떼를 지어 필자 앞을 지나는 걸 보니 갑자기 낚시하고픈 욕심이 든다.

영남루의 가을은 1년에 한두 번 정도 만날 수 있는 장면이라 카메라 두 대를 욕심내어 설치했다.

좋은 장면을 만나면 항상 삼각대를 설치하고 신중을 기하면서 소프트하게 셔터를 눌러야만 멋진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십년이 넘도록 사용한 싸구려 삼각대는 곳곳에 흠집투성이지만 굳이 바꾸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오랜 물건에 대한 애착 때문일 것이다.

영남루를 몇 장 촬영하지도 않았는데 구름이 아동산 전체를 덮었고 구름에 가린 해는 좀처럼 나올 생각을 않는다. 사진의 최고 요소 중 하나가 기다림이라 한동안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좀처럼 구름들이 사라지지 않는다.

기다린 지 30여 분이 지나자 햇살이 잠시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지금이다 싶어 촬영하니 금세 해가 또 숨는다. 미칠 지경이다.

오늘 종일 흐릴 거라는 일기 예보가 떠올라 내일 다시 와야겠다며 돌아서니 누치들은 필자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로 앞에서 어슬렁어슬렁 지나간다.

영남루 앞에서 낚시할 수도 없고.. 너희들 오늘 운 좋은 줄 알아라...

 

배재흥/밀양풍경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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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영남루에는아랑ㅇ낭자의전설이일지요숲속이전설이라그런지음산한기운이지금도서늘허다 2021-11-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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