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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만남(6)

[2020-03-04 오전 10:29:16]
 
 
 

3장 우국(憂國)의 밤

이상한 만남(6)

 

김 서방, 자네는 어찌 저 청년의 집안 사정을 그리도 소상하게 잘 알고 있는 겐가?”

그가 어릴 때 나고 자란 곳이 여기이니 그럴 만도 하다 싶었으나 이 곳을 떠난 지가 오래되었는데, 최근의 사정까지 너무 소상하게 알고 다 싶어 슬그머니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다,

, 그거야 쟤 생모가 쟤를 낳고 얼마 안 되어 죽고 말았지만, 이곳 감내리가 바로 쟤를 낳은 생모가 태어난 곳으로 묘소가 있고, 아직도 외가가 있어서 그렇습지요. 사정이 그런지라, 아주 어린 시절에 소인 놈이 이곳 감내천에서 외가에서 자라던 쟤를 데리고 나와 가재를 잡아 주기도 하면서 데리고 놀기도 한 적이 있었으니까 그렇지요!”

하기야 어릴 때 그렇게 데리고 놀았던 사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구 먼.”

천천히 고개를 끄떡이며 잠시 생각에 젖어 있던 중산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김 서방에게 다시 묻는다.

방금 저 청년의 손위 형이 중국으로 망명한 친척을 찾아 나라 밖으로 떠났다고 했는가?”

, 서방님! 쟤 고모부 되시는 분이 한학을 한 선각자라 저 친구의 형이 어릴 때부터 총명한 것을 보고 한문을 가르치면서 뒤를 돌봐 주기도 했다는데, 그 후로 중국으로 망명하여 지금은 만주에서 독립군이 되어서 무슨 큰일을 하고 있다 합디다요! 전에 배를 타고 읍내 장에 가는 길에 마산리 예배당에 다니는 아랫마을 교인들이 자기네들 끼리 모여서 귓속말로 주고받는 이바구를 들은 적이 있는데, 왜놈들이 몬 잡아서 안달이 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인 모양이더라고요!”

무심하게 들려주는 김 서방의 얘기에 중산은 무엇이 쿵하고 뒤통수를 내리치는 듯 함을 느낀다.

저 청년의 고모부가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한단 말인가?”

되묻는 중산의 두 눈이 순간적으로 긴장하면서 본능적으로 주변을 살핀다. 그리고는 좀 전에 만났던 그 사내를 찾으려고 앞쪽을 두리번거리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앞에서 얘기를 나누며 걸어가던 그들 두 사람은 어느 새 감쪽같이 사라져 버리고 보이지 않았다.

서방님, 우찌 그리도 놀라십니껴?”

덩달아 놀란 김 서방도 그들의 행방을 찾아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그러나 중산은 그들의 행방을 애써 찾기보다는 김 서방의 입단속부터 먼저 시키는 것이다.

김 서방, 오늘 내가 여기서 신의주에서 왔다는 그 사람을 만난 사실을 그 어느 누구한테도 발설해서는 안 되네. 우리 문종 어르신들은 물론 아랫것들 모두에게도 말이네!”

크게 뜬 왕방울 같은 두 눈을 껌벅거리며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는 김 서방에게 그렇게 엄중하게 이른 중산은 천천히 발걸음을 다시 옮기면서 혼자 생각에 잠기는 것이었다. 신의주에 사는 사람이 유명한 독립군의 처조카와, 그것도 독립운동을 하는 고모부를 찾아 만주로 떠나갔다는 사람의 동생과 함께 그들 어머니의 묘소와 외가가 있는 이곳에 다니러 왔다면 그 역시도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이거나 그들의 연락책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장사를 하는 사람이 돈 될 만한 것이 있으면 어디인들 못 가겠소! 선생의 뜻이 정 그러시다면야 나도 생각을 바꾸어 멀지 않은 장래에 일정을 잡아서 직접 한번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아까 사내가 한 말을 생각하면 할수록 지울 수 없는 여운으로 남아 시종 귓가에 쟁쟁 맴도는 것이다.

그래, 그 양반도 후일을 기약했으니, 언젠가 때가 되면 다시 만나게 될 날이 있겠지!’

그러나 중산의 이러한 생각도 가까운 데서 들려오는 요란한 징소리에 순식간에 휘말려 버리고 만다. 아까부터 풍물 소리에 맞춰 몇 차례나 함성을 지르며 기를 돋우던 줄꾼들이 모두 다 제각기 자기 앞의 곁 줄들을 움켜잡으며 전열을 가다듬자, 마침내 줄도감이 징을 머리 위로 치켜들고서 냅다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드디어 오늘 축제의 꽃인 <게줄 당기기>가 시작된 것이었다.

천둥이 울 듯, 파상적으로 울려 퍼지는 징소리에 따라 죽은 듯이 누 워 있던 거대한 지네 모양의 게줄이 팽팽하게 기지개를 켜듯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웬만한 집채보다도 큰 볏짚더미를 허물어서 연 이틀 동안 수십 명의 장정들이 달라붙어 새끼를 꼬고, 그것으로 다시 굵은 밧줄을 들이고, 그것을 다시 엮고 묶어서 만든 게줄이었다. 짚으로 만든 단순한 피조물에 지나지 않았던 하찮은 게줄도 한 마음 한 뜻으로 어우러지고 뭉쳐진 마을 사람들의 소망과 신명 앞에서는 스스로 거대한 생명체가 되고, 잠자는 무지한 영혼들을 일깨워 주는 신령스러운 영물이 되고 마는 것일까?

숨 가쁘게 울려 퍼지는 풍물 소리와 영치기 영차!” 소리의 진폭에 따라 양 방향에서 거센 파도와도 같은 힘이 연거푸 실려 오자, 거기서 기운을 얻은 게줄은 마침내 여의주를 얻은 풍운 속의 황룡처럼 거대한 몸뚱어리를 곧게 뻗쳐 올리면서 승천을 위한 최후의 몸부림을 치듯 꿈틀꿈틀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영차! 영차! 영치기 영차!”

상감 이겨라!”

하감 이겨라!”

구경꾼들도 어느 새 응원 전을 펼치면서 두 편으로 나누어졌다. 불을 뿜듯 토해내는 양쪽의 구령 소리가 맞부딪치면서 하늘이 울리고 땅도 들썩거린다. 땅바닥을 딛고 버티는 무수한 발길들을 따라 흙먼지가 구름처럼 솟구치고, 용을 쓰는 얼굴마다, 팔뚝마다 지렁이와도 같은 시퍼런 힘줄들이 불끈불끈 솟아오른다.

 

정대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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