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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 순례길 역사를 생각하며 걸으며
Burgos - Hornillos del Camino 22.6km
[2021-06-25 오후 4:15:59]
 
 
 

어제 지금까지 만난 Albergue 중 최고 시설 공립 Burgos Albergue 에 여장을 풀었다. 카마(침대) 샤워 시설이 개인 프라이벗을 침범하지 않도록 잘해 놓았다. 워낙 순례객들이 많아 부엌은 딱 전자레인지 하나가 전부였다. 이웃 슈퍼에서 저녁이 될 만한 것을 사서 저녁을 때웠다. , 참치, 계란, 소시지, 과일 등.

지금까지 10일 동안 약 350km 정도 순례길을 걸었다. 필자 28일간 순례 여정 같으면 800km 완주가 가능할 것 같다. 남은 날수가 아직 18일 남았으니. 변수는 건강 날씨 등. 늘 가변적이기에 워킹하면서 판단력 결정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0일 동안 비수기라 해도 제법 많은 순례객들을 만났고 헤어졌다. 첫날부터 한 사흘간 죽으라. 같이 붙어 다녔던 이태리 마르코 청년 지금 어디쯤 있는지? 첫날 만난 김. 정 두 분 지금 쯤 어디쯤 계실까?

이태리 요리사 퉁퉁보 치치파 독일 사나이 맛티아, 스페인 청년 페르난도 이 3명도 한 사흘간 같은 숙소를 사용하고 우정을 나눴다. 모두가 하나같이 스페인어를 잘해 금세 동화될 수 있었다. 지금은 헤어졌다. 참 정감 가는 청년들인데?

필자 이번 순례길 트래킹을 하면서 코이카 6년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몸소 체험했다. 페루, 파라과이 오지 농촌에서 홀로 살아남았던 인내심 그리고 현지에 살아남기 위해 남보다 몇 배 이상 스페인어를 공부했던 것이 큰 밑천이 되었다.

여전히 새벽 4시경 일어났다. 오늘은 내가 걷고 있는 스페인은 어떤 나라인가를 공부했다. 몇 가지 큰 줄기만 지적하면 남한 면적 5, 인구 4,500, 1인당 GDP 28천불, 국민 총생산 15천억 불 세계 13, 유럽 5대 경제대국(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주요산업 농 목축업 와인 항공기 최신 에너지 산업 등.

역사 큰 줄기는 7세기경 이슬람이 점령해 지배해 오다가 십자군 전쟁으로 1492년 영토를 탈환하고 가톨릭 국가로 다시 태어나 국가를 부흥 시켰다. 당대에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16세기 초 현대화된 무기와 말을 이끌고 중남미 대륙을 거의 다 정복하는 당대 세계 최강국이 되었다.

여기에 가톨릭 신앙의 근본을 심어주기 위해 각 마을 도시마다 성당을 건축했다. 성당을 통해 애국심과 공동체를 이루었다. 그 흔적들이 스페인 어디를 가나 확연히 남아 있었다. 필자가 만남 수많은 교회가 역사가 3-4백 년 전이다. 당시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짐작 할 수 있었다.

아침 7시 반에 Burgos Albergue를 나섰다. 오늘 성탄절 프론터 친절 아저씨가 추리 앞에 선 필자를 한껏 사진을 찍어준다. 레셉션 로비에 대형 순례객 사진이 게시되어 있었다. 그 옆에 여기 도착한 순례객들이여 비록 힘든 여정이지만 너무 염려하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걸으십시오란 글귀가 있어 마음에 들었다.

Albergue 문을 나서니 새벽안개가 자욱해 천지를 분간하기가 힘들었다. 산티아고 순례 화살표 노란 표시판 찾기조차도 힘들었다. 마치 손으로 더듬어 찾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마침 포르투갈 후안 중년 아저씨가 같이 동행하는 바람에 큰 힘이 되었다.

걷기는 걷는데 어디가 어딘지 전혀 방향 감각이 없었다. 오전 10시 쯤 되어 안개가 물러갔다. 천지가 내 세상 같았다. 필자 앞뒤로 순례객들이 제법 보인다. 어제 저녁 Burgos Albergue 에서 만난 순례객들이다.

모두 한 짐 되는 배낭을 메고 잘도 걷는다. 젊음이 좋기는 좋다. 필자처럼 7학년을 앞둔 트래커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래도 주눅 들지 않고 같이 걸으며 순례의 정을 나누었다.

걷기 100km 이전은 완전 포도밭 세상이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완전 밀밭 세상이다. 스페인 농업에 밀 생산 수익이 포도주 생산보다 더 많단다. 직접 걸어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하늘이 내린 땅의 축복이다.

오늘 목적지 Hornillos de Camino 까지 약 22km를 거쳐 오면서 Tardajos. Rabe de las Casadas 동네를 거쳐 왔다. 다 자그마한 농촌 동네였다. 밀농사 주산업 농촌이었다. 교회는 여전히 마을 중심에 있었다.

목적지 한 4km 들 앞두고 쉼터가 있어 잠시 쉬면서 간식 겸 점심을 때웠다. 순례객 배낭엔 늘 비상식량이 있어야한다. 그래야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비상식량으로 땅콩,, 초콜릿, 소시지 등이다.

어제 숙소에서 젊은 한국 청년 한 서너 명을 봤는데 순례객 같지는 않았다. 순례객 같으면 이 길을 걸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았다. 오늘 도착한 Hornillos에서 Santiago 꼼포스텔라 대성당까지 468 km 남았다. 한 이틀 열심히 걸으면 반쯤 도달하겠다.

쉬엄쉬엄 한 5시간을 걸어 오후 130분경 Albergue에 도착해 카마를 배정 받았다. 좀 더 가고 싶었지만 작은 도시 Albergue가 성탄절로 다 문을 닫았다고 한다. 오늘 순례객들 대충 20여명 쯤 되겠다. 다 젊었다.

마치 우리나라 두메산골 같은 호젓한 Hornillos 마을 교회 앞 Albergue에서 여유 있는 쉼. 내일을 준비하는 값진 시간이었다. 아직은 텅 빈 내 영혼의 그릇에 인내, 절제, 사랑 덕목이 겨우 실뿌리를 내릴 정도이다. 지금까지 건강 체력 안전에 큰 문제는 없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주태균/코이카 1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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