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콩 요정
 
 [2019-09-25 오후 4:53:49]

검은콩 요정

                             이윤

 

빨간 타이츠에 걸친

훌라후프 눈망울 두 개

목을 아래로 떨구며

미소를 한 잎 두 잎 돌린다

가랑이 사이로 보이는

중심은 배꼽, 전신이 공활이다

의자에 앉은 공

빨간 공, 튕기지 못한 공

공끼리도 적이 되는구나

목덜미 곧게 뻗은 외로움이

깊고 차구나

순간을 손끝으로 돌리며

적막을 가르는 검은 마스카라

올올이 반짝이구나

한쪽은 수평

한쪽은 수직으로

찰나를 가르는구나

부신 눈 시선 밖으로 폐허가 빛나구나

아슬아슬한 순간을 두 손으로 꼭 잡으며

선들이 하나 되는 수평선을 향하여

 

 

·밀양 출생

·한국작가회의 경남작가회의 밀양문학회 회원

·김해문인협회 편집장

·시집 <무심코 나팔꽃> 2017. 문학의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