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灸)은 어떤 건강법인가(1)
 
 [2019-11-11 오후 5:12:53]

하면 할아버지께서 아픈 무릎에 마른 쑥을 비벼 올려놓고 불을 붙여 태우던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가끔 접할 수 있는 풍경 중에 하나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건강법 중 하나로 궁중의 의원(醫院)에서부터 민초에 이르기까지 널리 이용되어 왔던 뜸, 이 뜸의 정체를 하나하나 짚어보기로 하자. 뜸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의 발견과 이용에서 비롯된다. 처음에는 통증이 있는 부위를 따뜻하게 해보다가 불을 좀 더 가까이 하게 되고, 급기야 불을 직접 환부에 옮겨놓는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다양한 뜸 방법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렇다면 뜸을 논하기에 앞서 불을 이해하는 일이 순서일 것이다.

오늘날의 인류 문명은 불의 발견과 이용에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불은 사람 외에 그 어떤 고등한 생명체도 이용이 불가하다. 인간은 여느 동물에 비해 지능이 뛰어나서 불을 이용할 수 있었을까. 아니다. 불은 인간에게만 허용된 특권적 문화 산물이다. ‘개 풀 뜯어먹는 소리란 말이 있듯, 일반의 동물들도 특수한 생리적 상황에 처하면 전혀 상반된 식이(食餌)를 보이기도 한다. 초식동물이 육식을 하는가 하면, 육식동물이 초식을 하기도 한다. 동물들의 이러한 행동은 사람이 약()을 찾아 먹는 방법과 같다.

또한 도구를 이용할 줄 아는 재능이 사람에게만 있는 것도 아니다. 소가 나무에 목덜미를 대고 긁는다든가, 진흙탕에 굴러 해충을 물리치는 요령, 까마귀가 단단한 먹잇감을 높은 공중에서 떨어뜨려 깨뜨리고, 원숭이의 경우 병속의 먹이를 나무막대를 이용하여 꺼내기도 한다. 단순과 정교의 차이가 있을 뿐, 일반 동물들도 나름의 수단, 도구를 사용할 줄 안다. 정신(精神)적인 요소를 제외 한다면, 인간과 일반 동물을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적 척도는 불의 이용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 인간의 정신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불은 왜 일반 동물들이 다루지 못할까. 그것은 불()이 만물의 생성(生成)과 변화(變化), 소멸(消滅) 즉 생장화수장(生長化收藏)을 주도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이런 원리에 따라 뜸은 인체에서 조혈(造血)을 생성하고, 대사(代謝)를 촉진하며, 염증(炎症)을 소멸시키는 것이다.

첨부된 그림에서 볼 수 있듯 불()은 땅의 지기(地氣)와 하늘의 천기(天氣)가 사람()을 통해 형상화 된 것이다. 여기서 지기란 열(), 천기란 빛()을 뜻한다.

물속과 공중, 땅속이 이르기까지 온갖 생명체들이 살고 있지만, 불속에 사는 생명체는 없다. 이것이 땅의 질서다. 불은 이용 여부에 따라 없는 것을 생겨나게도 하고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존재 자체를 한 줌의 재로 소멸시켜버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불은 재능의 소산이 아니라, 특정적 권리이다. 뜸은 사람에게만 허용된 불이용의 특정적 권리이므로 (), ()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에 해당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