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耳)와 뜸
 
 [2021-09-10 오후 4:06:47]

뜸은 어떤 건강법인가(29)

 

()와 뜸

 

귀는 머리의 중심체로서 눈보다 위에 위치해서는 안 되며, 코보다 아래 있어서도 안 된다. 또한 입과 인후의 뿌리가 귀에 닿아 있어서 귀는 오관(五官)의 중심점이 될 뿐 아니라, 외형상으로는 두발(頭髮)과 안면(顔面)의 경계를 지키며 역동하는 태극(太極)의 중심점을 지키고 있다. 따라서 신체의 중심을 잡아주는 기능이 귀에 있는 것이다.

소리란 빛과 공간(空間), 물질(物質)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음()으로 의식(意識)에 닿아야 비로소 정보(情報)로서의 작용을 한다. 인간은 영체(靈體)로서 조화로운 정서(情緖)와 균형 잡힌 오장육부(五臟六腑)를 통해 가장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경락상에서 소양(少揚)에 해당하는 담()과 삼초(三焦)는 인체의 표중본(標中本), 전측후(前側後), 내외간(內外間)을 오가며 음()과 양(), ()와 혈(), ()과 신()을 아우르는 기능을 맡고 있는바, ()의 흐름이 귀의 변방(邊方)을 감싸며 유주(留住)하는 특징을 통해 그 중도(中道)의 격()을 여실히 반증하고 있다.

귀에서 생겨날 수 있는 문제는 크게 구조상의 손상(損傷)이나 기능상의 장애(障碍)를 들 수 있다. 귀는 3개의 작은 귓속뼈(망치뼈, 모루뼈, 등자뼈)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막의 진동을 20배가량 증폭시켜 달팽이관으로 전달한다.

외이도는 소리의 이동 통로이며 천장에 분포한 땀샘에서는 귀지가 분비되어 외부 오염 물질이 귓속으로 침입 하는 것을 막아 준다. 또 식도와 연결되는 관으로, 공기가 귀인두관을 통해 흐르기 때문에 고막 안쪽의 압력이 바깥쪽의 압력과 같게 조절된다.

구조상의 손상을 입는 경우는 대게 물이나 벌레가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지만, 드물게 귀를 후비다가 상처를 내기도 한다. 또 이석(耳石)이 분리되어 중심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사고를 당해 고막이 터지거나 내이(內耳) 구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기도 한다. 기능상의 결함으로는 이명(耳鳴)과 난청(難聽)을 대표로 들 수 있다.

뜸은 귀의 해부적 손상을 다스리기에 좋은 방편 중에 하나이다. 뜸은 빛과 열을 이용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를 만들어 부리는 도구이기도 하다.

현대의학의 접근이 어려운 요소 중에 하나가 관규(管窺)의 문제다. 관점의 한계 때문이다. 현미경으로 보든, 그 무엇으로든 보여야 대처가 가능하다. ()를 이루는 재료는 입자가 워낙 작아서 틈만 있으면 스며들어갈 수 있다.

쑥 잎에는 정유(精油)로 된 약리(藥理)성분이 있어서 열을 가하면 쉽게 기화되어 공기 중에 퍼진다. 귀 내부 깊숙이 난 상처의 염증(炎症)이라도 뜸의 훈()과 증()의 기()로서 다스릴 수 있다. 우각기(牛角器)를 비롯하여 작금에는 귀나 코의 내부에까지 뜸의 약성을 훈증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기구들이 개발되어 있다.

귀의 기능상의 장애, 즉 이명과 난청에 관한한 양, 한방 공이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통의학에서는 귀를 신(:콩팥)과 관련짓고 있다. 실제 콩팥을 뒤집어서 걸어놓고 보면 귀의 모양과 흡사하다. 그래서 신()이 허()하면 귀의 기능이 떨어지고 장애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귀가 어두웠다. 그런데 오랜 세월 뜸을 해 오다보니 어느새 인지 좋아져서 지금은 듣는데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뜸이 기혈의 흐름을 원활히 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귀는 손과 발에 못지않게 그 생김새가 인체를 담아내기에 적합하도록 잘 분화되어 있어서 이혈(耳穴), 이침(耳鍼)요법 등을 통해 전신의 이상변화를 살피고 증상을 다스리는 기관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문장복/(사)전통온열연구원 총재